나와 내 책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박중혁

흐름 출판 마케터


11년 차 출판 마케터. 

『숨결이 바람 될 때』, 『도파민네이션』, 『라틴어 수업』, 『파이 이야기』 등을 마케팅했다. 클래스101 ‘요즘 것들의 출판 마케팅 A-Z’, 한겨레교육 ‘실전 출판 마케팅’, 아카데미 읻다 '읽지 않는 시대에 책 알리는 법',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중소 출판사 마케팅 전략’, SBI 재직자 실무 ‘콘텐츠 제휴 마케팅’ 등 강의를 진행한다.  『퍼블리싱 마케팅 트렌드』를 함께 썼다. 

 



2강 나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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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면 판매에 도움이 될까?’ 강의에서 이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멀뚱히 바라본다. 그럼 조금 더 구체적인 묻는다. ‘최근 1~2년 사이 인스타그램 콘텐츠로 실제 도서 구매 전환이 일어난 적이 있나요?’ 그제야 사람들의 고개가 움직인다. 좌우로.

물론 예외는 있다. 저자가 유명하거나, TV에 출연했거나, 유명 유튜버가 책을 추천했거나, 릴스 알고리즘을 탔을 경우다. 하지만 단순한 도서 콘텐츠 포스팅만으로는 구매 전환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히 독립출판 작가라면 더 그렇다. 다시 말해 카드뉴스, 책 속 한줄, 이벤트 등 기존 방식으로 책을 홍보해서 팔리는 시대는 진즉에 지났다는 뜻이다.

 

인스타그램 카드뉴스 콘텐츠로 구매 전환이 일어나는 사례는 대부분 대형 출판사들이 운영하는 ‘광고 계정’에서 찾을 수 있다. 대형 출판사는 공식 계정 외에도 출판사 명을 드러내지 않은 광고 계정을 1~2개, 많게는 수십 개까지 운영한다. 이 계정들은 출판보다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마인드셋’이란 콘셉트를 가지고 하루에도 여러 개의 카드뉴스를 올린다. 물 콘텐츠 말미에는 책 광고가 등장하고, 이는 ‘기존에 책을 사지 않던 2차 독자’들의 구매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광고비도 월 수천, 수억을 쓰기 때문에 훨씬 노출 수에서 압도한다. 그런 광고 계정에 맞서서 독립작가가 카드뉴스를 업로드한다? 알고리즘을 해칠뿐더러, 수십 척 어선 옆에서 낚싯대 하나로 물고기를 기다리는 꼴이다.

 

그럼 이제 우리는 왜 ‘팔리지 않는’ 행동을 계속할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시기다. 답은 뻔하다. 방법을 모르거나, 방식을 바꾸기 귀찮거나. 출판사는 콘텐츠 결을 순식간에 바꾸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하지만, 독립출판은 그렇지 않다. 자유롭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보다 생산적인 활동, 즉 책을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을 시기가 온 것이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그렇게 찾은 해답은 ‘퍼스널 브랜딩’이다. 한 권의 책(제품)이 아닌 작가 자체(브랜드)를 알리는 일. 타 업계를 보면 개별 제품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수년간 공을 들인다. 기업 철학, 일하는 모습 등을 드러내며 팬을 만든다. 팬들은 스스로 제품을 찾는다. 즉, 제품을 잘 팔아서 브랜드를 알리는 게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먼저 알리고 물건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것이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다. 잘된 브랜딩은 고객을 ‘능동적인 독자’로 바꾼다. 파타고니아, 무신사, 젠틀몬스터 같은 브랜드들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결론적으로 SNS를 퍼스널 브랜딩에 활용해 나만의 충성 독자를 확보하고, 구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해야 한다. 현재 출판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가진 작가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렇기에 수천 장의 카드뉴스 속에서 간택받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브랜딩을 통해 길을 여는 게 더 효율적이다. 물론 브랜딩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인내심이 필요하다. 길게 내다보고 내 책을 알아서 찾아줄 독자를 만들자는 것이다. 뭘 포스팅해도 책이 안 팔리는 건 사실이니, 1년 뒤 내 모습을 그려나가는 퍼스널 브랜딩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브랜딩 기본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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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딩을 시작하기 전 기본 공식부터 이해해야한다. 브랜딩은 크게 ‘발견된 후 팬 만들기’로 이뤄진다. 먼저 짧은 형식의 콘텐츠로 독자들에게 나의 계정이 발견되어야 하고, 이후 그렇게 유입된 독자들을 팬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건 모든 브랜드에 해당되는 (퍼스널&인스터널)브랜딩 원칙이다. 현실적으로 소수 인원인 독립출판에서 ‘팬 만들기’ 단계로 넘어가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서 우선 발견되기 공식에 충실해보도록 한다.(만약 모든 과정을 시도해보고 싶은 작가님이라면 ‘팬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채널은 ‘뉴스레터’라고 추천한다.)

 

 

인스타그램 브랜딩을 위해 꼭 알아야 할 한 가지 용어

 

브랜딩하려면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개념이 있다. 바로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다. 팔로워 대비 댓글, 좋아요, 공유, 저장 등 독자와의 상호작용 비율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참여도’라고 할 수 있다. 인게이지먼트가 높은 계정은 알고리즘 상에서 신규 독자들에게 노출되기 쉬운 반면, 반대로 참여율이 낮은 계정은 콘텐츠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인게이지먼트는 간단히 확인할수 있다. 그중 무료인 사이트 하나를 추천한다.

https://phlanx.com/

구글에 ‘인게이지먼트 칼큘레이터’라고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사이트로 이용도 간단하다. 첫 화면에 계정 아이디만 입력하고 클릭하면 인게이지먼트 지수가 바로 나온다.(단, 팔로워 수가 1,000명 이하인 계정은 모수가 부족해 정확한 수치를 얻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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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계정 팔로워 수와 함께 아래 평균 좋아요 수, 댓글 수가 함께 표시된다. 이제 이 수치가 ‘좋은지 나쁜지’ 판단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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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팔로워 수별 평균 인게이지먼트 수치다. 물론 사이트마다 기준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다음과 같이 자체 기준을 정리해보자.

 

5% 이상 : 퍼스널 브랜딩이 잘 된 작가 계정

2~5% : 나름 인지도가 있지만 팬은 없는 작가 계정

0~2% : 처음부터 다시 짜야하는 계정

 

특히 개선이 시급한 계정은 ‘팔로워는 많지만 인게이지먼트가 낮은 계정’이다. 이는 비활성 독자들이 많을 가능성을 뜻한다. 인게이먼트로 계정의 객관적인 상황을 파악했다면 이제 복구할 차례다.

 

 

1)인게이지먼트를 올리는 작지만 현실적인 방안

 

①인스타그램 프로필 설정

: 계정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누구를 위한 공간인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계정 아이디 뒤에 ‘writer’를 붙여 작가임을 알린다. 그리고 계정 이름은 무조건 ‘성함+작가’만 적는 걸 추천한다.(ex. 박대리 작가) 간혹 문장을 먼저 앞세운 분들이 있는데 그러면 검색에 정확히 잡히지 않는다. 더불어 프로페셔널 계정으로 전환해 카테고리를 ‘작가’로 설정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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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닉네임(페르소나) 설정

: 퍼스널브랜딩은 결국 고객과 ‘소통’에서 시작한다. 소통의 첫걸음은 바로 ‘호칭’이다. 흔한 이니셜보다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닉네임을 설정을 추천한다. 독자들이 부르기 쉬우려면 2~3글자 내 간결한 게 좋다. ‘박대리 작가’보다는 ‘박작가’, ‘박자까’ 등으로 줄이는 걸 추천한다. 설정한 닉네임은 꾸준히 사용하면서 독자들과의 브랜드 관계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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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댓글에는 반드시 답글 달기

: 놀랍게도 독자 댓글에 답하지 않는 계정이 꽤 많다. 요즘처럼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댓글을 남긴다는 건 독자가 그만큼 ‘시간을 써줬다’는 의미다. 이 귀한 시간을 무시하는 건 곧 독자를 외면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댓글에는 반드시 정성껏 답변을 달아야 한다. 독자의 닉네임이나 아이디를 직접 호명하고, 댓글만큼의 분량으로 답글을 작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분들은 내 책을 사줄 잠재적 독자이기 때문이다.

 

프로필도 제대로 설정했고, 네이밍도 정하고, 답글도 열심히 달았는데도 독자들이 계속 찾아오지 않는다면? 여기서부터는 콘텐츠 영역이다. 우리가 올리는 콘텐츠가 ‘독자들이 원하는 내용인지, 아니면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강제로 하고 있는 건 아닌지’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독자 반응(좋아요, 댓글, 공유, 저장)을 끌어올 수 있는 콘텐츠는 과연 무엇일까?

 

 

2)브랜디드 콘텐츠 : 독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

 

독자들이 독립출판 작가에게 궁금해하는 이야기는 따로 있다. 바로 ‘책을 쓰고 만든 작가 이야기’다. 형식적인 도서 소개, 천편일률적인 홍보는 10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책 제목만 가리면 거기서 거기인 콘텐츠 말고, ‘나만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바로 ‘브랜디드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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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은 누구나 제작 가능한 텍스트, 이미지 형식을 추천한다. 다만 콘텐츠에 도서 내용을 담기보다 작가의 일상, 독립출판의 특징, 제작기 등 독자들이 평소 볼 수 없던 이야기로 가면 좋다. 물론 중간에 책이 언급되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책이 중심이 아니라, 책을 만드는 사람, 즉 ‘작가’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잘 만든 브랜디드 콘텐츠는 일반 콘텐츠보다 더 많은 좋아요와 댓글을 이끌어낼 수 있다. 즉 인게이지먼트를 높여준다.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숏폼

 

텍스트, 이미지 브랜디드 콘텐츠로 반응을 끌어냈면, 릴스로 넘어갈 차례다. 2025년 현재 숏폼만큼 강력한 콘텐츠 무기는 없다. 인스타그램 CEO 아담 모세리는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를 팔로우하고 있지 않는 계정에 노출이 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인스타그램 계정 성장 전략과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서는 릴스를 최우선 퍼널로 활용해야 한다.”

 

풀이하자면 릴스는 피드(이미지, 텍스트) 콘텐츠보다 도달량도 높고, 파급력과 확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인스타그램에서 릴스를 강력히 지원하고 있다. 흐름출판은 24년부터 본격적인 릴스를 시작해 매주 4개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는데 조회수를 넘어 구매 전환까지 이어지는 성과를 꾸준히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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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스는 모든 작가의 주된 관심사이자 필수 과제다. 알고리즘 공식부터 기획법, 제작법 등 말하자면 끝이 없다.(이 부분은 오프라인에서 더 자세히 나눌 수 있길 기대한다.) 인스타그램 이야기 중이라 릴스를 언급했을 뿐이지, 쇼츠, 네이버 클립, 틱톡 등 숏폼은 이제 필수다.

 

인게이지먼트 기반 세팅부터 콘텐츠 방향까지 설정했다면, 이제 끈기 있게 브랜딩을 해나갈 일만 남았다. 초반 빠른 성과가 필요한 작가분들에게 아래 방법들을 추천한다.

 

1)독자를 모으기 가장 좋은 시작은 ‘이벤트’

2)고정적인 팬을 모으려면 ‘콘텐츠의 지속성’

3)‘광고’는 작가 성향에 따라서 진행하나 강력 추천하진 않는다.

4)‘#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해시태그 검색 + 좋아요

5)추천 게시물은 내 취향을 반영한다(좋아요, 저장, 팔로워)

*4, 5번은 알고리즘 공식해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 방법으로 바이럴하고 브랜디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로드한다. 그 후 숏폼을 제작해 브랜딩 파급력을 높이는 게 작가 계정 운영에서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스타가 아니다. 한 번의 콘텐츠로 많은 사람을 모으긴 어렵다. 우리보다 나은 결과값은 수십, 수백 개가 존재한다. 따라서 콘텐츠에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담아야한다. 책이 나왔다라는 결과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독립출판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퍼스널 브랜딩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길게 보고 설계해야 한다. 그 누구도 1~2달 만에 브랜딩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도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적기보단,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풀어 우리 계정으로 모아야 한다. 그 후에 우리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줘도 충분하다.

 

*작은 브랜딩의 A-Z

 

1)비용은 필요하지 않다.

2)작가 퍼스널 브랜딩 액션은 일반 대중이 아닌 1차 독자를 타기팅해야 한다.

3)브랜딩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다. 끈기의 영역이다.

4)브랜딩 작은 브랜드들에게 더 필요하다.

5)제품(책) 자체가 브랜딩일 경우는 드물다.

 

정답지가 없는 브랜딩을 하다보면 가끔 막막할 때가 있다. 특히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작가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작은 시도들이 쌓이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색’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반응이 없을 수도 있고, 생각보다 더딜 수도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발견되기 위한 콘텐츠’를 만들고, ‘팬을 만들 수 있는 소통’을 이어간다면 서서히 자신을 알아보는 독자들이 생긴다. 거기가 퍼스널 브랜딩의 시작이고, 그때부터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거창한 마케팅이 없어도, 팀원이 없어도 괜찮다. 꾸준히, 진정성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쌓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다. 내 이야기를 좋아해 줄 독자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시작해보자. 작지만 단단한 브랜딩은 그렇게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