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렌드를 알아보자
다양한 표지를 보고 분석하노라면, 문득 모든 표지가 거기서 거기 같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제대로 본 게 맞다. 업계는 그 대동소이함이 바로 트렌드라고 말한다.
남이 하는 것을 흉내 내는 것일 수 있고, 독창성이 부족한 게 아니냐고 말할 수 있다. 당연히 현재를 지배하는 스타일을 거부하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이도 있는데, 크리에이티브가 담보되면 성공이지만, 결과가 실망스러울 경우 최소한의 흐름도 따라가지 못한 표지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3권 모두 그림 바탕에 사각형 상자를 넣고 그 안에 제목을 담았다. 지면을 가득 채운 이미지로 강렬한 첫인상을 주고, 제목을 담은 사각 상자로 자칫 복잡해 보일 수 있는 분위기를 순화하고 제목의 주목성을 높였다.
왼쪽부터 민음사, 창비, 문학동네에서 출판한 책이다.

세 권의 책 디자인은 매우 유사하다고 봐야 하지만, 중앙에 사진을 두고 정갈한 서체로 제목을 넣은 디자인은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이며, 디자이너와 작가 모두 좋아하는 디자인이다. 왼쪽부터 문학동네, 민음사, 창비
5년 전과 지금의 책 표지는 어떻게 다른지 파악해 보는 것도 좋다. 예스24나 알라딘에서 2019년 즈음에 출판된 책들을 검색해 보고 지금과 그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지 느껴보자. 범위를 넓혀 10년, 15년까지 검색하다 보면 올드한 스타일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내 책 표지에 그림을 사용하면 어떨까?

일러스트를 사용한 표지는 내용과 작가의 의도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지만, 높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멋진 그림으로 꾸민 표지가 눈에 많이 들어왔을 수 있는데, 표지용 일러스트는 5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작가에게 지급해야 한다. 표지 디자인 비용은 별도인데, 앞의 금액과 비슷한 정도의 비용을 내야 한다.
그림값은 알겠지만, 거기에 글자 몇 줄 얹는데 돈이 또 들어가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싼 등록금 내고 미대 다닌 사람들의 고민과 경험으로 낸 결과물이니 인정해 주자.
아는 화가에게 그림을 부탁해 표지에 써달라고 하는 작가가 제법 많은데, 높은 확률로 올드한 표지가 나온다. 그림 수준이 문제가 아니라, 책에 특화된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이와는 비교가 불가하다.
비용과 상관없이 멋진 그림으로 표지를 꾸미고 싶다면, 노트폴리오나 산그림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보자. 다양한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산그림 https://www.picturebook-illust.com
노트폴리오 https://notefolio.net/
사진 중심으로 표지를 디자인할 수도 있다

좋은 사진 한 장만큼 호소력 짙은 디자인 소스는 없다. 문제는 주제에 걸맞은 ‘좋은 사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 대신 사진을 사용하면 어떨까? 내가 찍은 사진을 표지에 넣을 게 아니라면, 역시 비용이 발생한다.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사진을 사용해 달라고 우기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그렇게 얻은 이미지는 해상도가 낮다. 모니터를 가득 채우는 크기의 사진이라도 인쇄용 데이터로 변환하면 증명사진 크기로 작아진다. 설령 해상도가 높아도 저작권을 해결해야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은 저작권자를 찾기도 어렵다. 그래서 “내 책을 얼마나 보겠어?”라고 생각해서 그냥 쓰자고 우기는 경우가 많은데, 누가 내 소중한 글을 제 글인 양 마구 베껴 쓴다고 생각해 보시라. 기분 문제고 양심의 문제다.
결국, 이미지를 판매하는 업체에 돈 주고 사야 하는데, 비용은 30만 원 안팎이고, 더 높은 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아래는 대표적인 이미지 대여 사이트이다. 일부 디자인 회사의 경우 아래 사이트 운영사에 일 년에 300만 원 정도 사용료를 내고 추가 비용 없이 마음껏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는 연간 라이센스를 얻기도 한다. 이 경우 이미지 대여 비용 없이 디자인 비용만 청구하기도 한다.
이미지투데이 : https://www.imagetoday.co.kr/
셔터스톡 : www.shutterstock.com/ko/
내 책이니, 내 사진을 사용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도 많다. 반대하지 않지만, 자신의 사진을 엄격하고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해야 한다. 내 책이 아닌 다른 이의 책 표지에 사용해도 될 정도의 수준인지 생각해 보자.
모든 걸 디자이너에게 맡겨 보자
위의 두 가지 방법이 모두 탐탁지 않다면 이제 남은 방법은 온전히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것이다. 디자이너가 알아서 이미지를 구해 사용하기도 하고, 내용과 제목에 걸맞은 폰트로 지면을 구성하기도 한다. 단순하거나 파격적인 그래픽으로 작가의 의도를 표지에 구현해 내기도 한다. 디자이너가 책의 생살여탈권을 가진 것이다.

사진이나 일러스트에 의존하지 않고 디자이너가 이미지를 직접 만들거나 조합해 내용에 걸맞은 표지를 구성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다만 디자이너의 주관적인 해석이 강해 내용과 맞지 않은 결과가 나올 확률도 제법 높다.
이렇게 표지에 큰 영향을 주는 디자이너지만, 그들이 항상 완벽한 결과를 내놓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 엉뚱한 표지가 나올 수 있다. 예쁘게 꾸미는데 몰두해 그래픽적 요소가 과할 수도 있고,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한다며 밋밋한 시안을 보여주기도 한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꾸준히 서점을 들락거리며 높인 디자인 감각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껏 보아 온 멋진 표지들과의 차이점을 정리해 들이밀어야 한다. 디자인 용어 따위 몰라도 좋다. 제목이 크다거나, 내가 눈여겨본 책에 비해 컬러 사용이 너무 많다는 정도로 얘기해도 좋다. 클라이언트의 의견을 존중하는 디자이너라면 충분히 경청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상황도 제법 많이 발생한다.
“표지가 심심해 보여요”
“심심하다는 게 무슨 뜻이죠?”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아니, 그냥 전반적으로 느낌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합니다. 제가 이해할 수 없죠”
여기서 턱 막힌다. 부족한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할 수 있으면, “내가 니 사수를 하고 있겠지.”
알아듣지도 못하는 디자인 용어 몇 개 들먹이며, 자기 디자인의 정당성을 조목조목 내세우는 디자이너 앞에서 말문이 막히면, 사진을 찍어 두거나 캡처해 둔 사진을 보여주면 된다.
아마 디자이너는 당신의 주장에 쉽게 수긍하지 않고, 자존심 상해하며 분위기가 어색해질 수 있지만, 저자라는 지위를 앞세워 강요하는 것은 금물이다. 차분하게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좋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디자이너 역시 작가 못지않게 자신이 디자인한 표지가 멋지게 나오길 바라기 때문이다.
트렌드를 알아보자
다양한 표지를 보고 분석하노라면, 문득 모든 표지가 거기서 거기 같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제대로 본 게 맞다. 업계는 그 대동소이함이 바로 트렌드라고 말한다.
남이 하는 것을 흉내 내는 것일 수 있고, 독창성이 부족한 게 아니냐고 말할 수 있다. 당연히 현재를 지배하는 스타일을 거부하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이도 있는데, 크리에이티브가 담보되면 성공이지만, 결과가 실망스러울 경우 최소한의 흐름도 따라가지 못한 표지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3권 모두 그림 바탕에 사각형 상자를 넣고 그 안에 제목을 담았다. 지면을 가득 채운 이미지로 강렬한 첫인상을 주고, 제목을 담은 사각 상자로 자칫 복잡해 보일 수 있는 분위기를 순화하고 제목의 주목성을 높였다.
왼쪽부터 민음사, 창비, 문학동네에서 출판한 책이다.
세 권의 책 디자인은 매우 유사하다고 봐야 하지만, 중앙에 사진을 두고 정갈한 서체로 제목을 넣은 디자인은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이며, 디자이너와 작가 모두 좋아하는 디자인이다. 왼쪽부터 문학동네, 민음사, 창비
5년 전과 지금의 책 표지는 어떻게 다른지 파악해 보는 것도 좋다. 예스24나 알라딘에서 2019년 즈음에 출판된 책들을 검색해 보고 지금과 그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지 느껴보자. 범위를 넓혀 10년, 15년까지 검색하다 보면 올드한 스타일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내 책 표지에 그림을 사용하면 어떨까?
일러스트를 사용한 표지는 내용과 작가의 의도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지만, 높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멋진 그림으로 꾸민 표지가 눈에 많이 들어왔을 수 있는데, 표지용 일러스트는 5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작가에게 지급해야 한다. 표지 디자인 비용은 별도인데, 앞의 금액과 비슷한 정도의 비용을 내야 한다.
그림값은 알겠지만, 거기에 글자 몇 줄 얹는데 돈이 또 들어가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싼 등록금 내고 미대 다닌 사람들의 고민과 경험으로 낸 결과물이니 인정해 주자.
아는 화가에게 그림을 부탁해 표지에 써달라고 하는 작가가 제법 많은데, 높은 확률로 올드한 표지가 나온다. 그림 수준이 문제가 아니라, 책에 특화된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이와는 비교가 불가하다.
비용과 상관없이 멋진 그림으로 표지를 꾸미고 싶다면, 노트폴리오나 산그림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보자. 다양한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산그림 https://www.picturebook-illust.com
노트폴리오 https://notefolio.net/
사진 중심으로 표지를 디자인할 수도 있다
좋은 사진 한 장만큼 호소력 짙은 디자인 소스는 없다. 문제는 주제에 걸맞은 ‘좋은 사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 대신 사진을 사용하면 어떨까? 내가 찍은 사진을 표지에 넣을 게 아니라면, 역시 비용이 발생한다.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사진을 사용해 달라고 우기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그렇게 얻은 이미지는 해상도가 낮다. 모니터를 가득 채우는 크기의 사진이라도 인쇄용 데이터로 변환하면 증명사진 크기로 작아진다. 설령 해상도가 높아도 저작권을 해결해야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은 저작권자를 찾기도 어렵다. 그래서 “내 책을 얼마나 보겠어?”라고 생각해서 그냥 쓰자고 우기는 경우가 많은데, 누가 내 소중한 글을 제 글인 양 마구 베껴 쓴다고 생각해 보시라. 기분 문제고 양심의 문제다.
결국, 이미지를 판매하는 업체에 돈 주고 사야 하는데, 비용은 30만 원 안팎이고, 더 높은 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아래는 대표적인 이미지 대여 사이트이다. 일부 디자인 회사의 경우 아래 사이트 운영사에 일 년에 300만 원 정도 사용료를 내고 추가 비용 없이 마음껏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는 연간 라이센스를 얻기도 한다. 이 경우 이미지 대여 비용 없이 디자인 비용만 청구하기도 한다.
이미지투데이 : https://www.imagetoday.co.kr/
셔터스톡 : www.shutterstock.com/ko/
내 책이니, 내 사진을 사용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도 많다. 반대하지 않지만, 자신의 사진을 엄격하고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해야 한다. 내 책이 아닌 다른 이의 책 표지에 사용해도 될 정도의 수준인지 생각해 보자.
모든 걸 디자이너에게 맡겨 보자
위의 두 가지 방법이 모두 탐탁지 않다면 이제 남은 방법은 온전히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것이다. 디자이너가 알아서 이미지를 구해 사용하기도 하고, 내용과 제목에 걸맞은 폰트로 지면을 구성하기도 한다. 단순하거나 파격적인 그래픽으로 작가의 의도를 표지에 구현해 내기도 한다. 디자이너가 책의 생살여탈권을 가진 것이다.
사진이나 일러스트에 의존하지 않고 디자이너가 이미지를 직접 만들거나 조합해 내용에 걸맞은 표지를 구성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다만 디자이너의 주관적인 해석이 강해 내용과 맞지 않은 결과가 나올 확률도 제법 높다.
이렇게 표지에 큰 영향을 주는 디자이너지만, 그들이 항상 완벽한 결과를 내놓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 엉뚱한 표지가 나올 수 있다. 예쁘게 꾸미는데 몰두해 그래픽적 요소가 과할 수도 있고,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한다며 밋밋한 시안을 보여주기도 한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꾸준히 서점을 들락거리며 높인 디자인 감각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껏 보아 온 멋진 표지들과의 차이점을 정리해 들이밀어야 한다. 디자인 용어 따위 몰라도 좋다. 제목이 크다거나, 내가 눈여겨본 책에 비해 컬러 사용이 너무 많다는 정도로 얘기해도 좋다. 클라이언트의 의견을 존중하는 디자이너라면 충분히 경청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상황도 제법 많이 발생한다.
“표지가 심심해 보여요”
“심심하다는 게 무슨 뜻이죠?”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아니, 그냥 전반적으로 느낌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합니다. 제가 이해할 수 없죠”
여기서 턱 막힌다. 부족한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할 수 있으면, “내가 니 사수를 하고 있겠지.”
알아듣지도 못하는 디자인 용어 몇 개 들먹이며, 자기 디자인의 정당성을 조목조목 내세우는 디자이너 앞에서 말문이 막히면, 사진을 찍어 두거나 캡처해 둔 사진을 보여주면 된다.
아마 디자이너는 당신의 주장에 쉽게 수긍하지 않고, 자존심 상해하며 분위기가 어색해질 수 있지만, 저자라는 지위를 앞세워 강요하는 것은 금물이다. 차분하게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좋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디자이너 역시 작가 못지않게 자신이 디자인한 표지가 멋지게 나오길 바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