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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등장인물 - 캐릭터
어떤 소설이든 그렇지만 웹소설의 캐릭터는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열쇠입니다. 독자는 캐릭터를 통해 작품에 진입해요. 공감을 일으키지 못하는 캐릭터, 감정 이입할 수 없는 캐릭터는 스토리의 동력을 끌어내리지요.
매혹적인 캐릭터 없이는 어떤 소설도 성공할 수 없어요. 스토리를 이끄는 주인공은 강렬하고 개성적이어야 하죠. 여주, 남주는 물론 주요 조연들도 마찬가지예요. 각기 나름의 매력을 불어넣어야 해요. 당연히 악역에게도요.
시놉시스에서 등장인물 모두를 소개할 필요는 없어요. 꼭 기억해야 할 점은 이 시놉시스가 투고용, 심사용이란 사실입니다. 작가의 아이디어 노트와 별개여야 해요. 정해진 분량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한 문장을 써야 합니다.
간혹 캐릭터의 과거사에 너무 많은 분량을 낭비하는 경우가 있어요. 외모 묘사도 지나치게 파고들지 마세요. 그보다 인물이 품은 목표, 행동의 동기나 고유한 성격, 특별한 능력 같은 부분을 보여주세요. 이야기를 어떻게 진행할 건지, 주인공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암시하는 것도 좋습니다.
캐릭터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하이라이트 대사로 임팩트를 주세요. 예를 들어볼게요. 황후 여주인공의 걸크러쉬 캐릭터를 묘사한 뒤, 마지막에 “누구도 네게 명령하지 못해. 넌 황후의 연인답게 행동하면 돼.”라고 한 줄 대사를 쓰는 겁니다.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캐릭터의 특성과 매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 예시 - 남주] 「시한부 황후의 나쁜 짓」 (시리즈 매일 열시 무료)
엔리케 콜 (26세. 남성). 사랑을 믿지 못하는 사생아 황태자. 적국 황후를 납치하려다 기억을 잃다. 황제의 사생아로 인정받기 전까지 검투노예로 살았다. 이름은 없었다. 대신 ‘검은 벌레’라 불렸다. 무슨 짓을 해도 죽지 않는 작고 까만 벌레. 빌어먹을 생존력 덕분에 최강의 무사가 되었다. 살아남는 것, 살기 위해 죽이는 것이 전부인 세상이었다. 자신을 교육해 준 이복형 헤이그리브스가 유일한 가족이었다. 형의 부탁으로 황태자 위를 떠맡았다. 정적들을 살육했다. 원수인 앙헬 제국 황후를 납치해 오라는 명령까지 받아들였다. 전부 함정일 줄은 몰랐다. 죽음은 피했지만, 엔리케는 정신연령 14살짜리 검투노예가 되어버렸다. 그 앞에 나타난 별. 길 잃은 어린 양에게 스텔라는 운명이자 구원이었다. 그녀를 갖고 싶었다. 가져야만 했다. 기억이 돌아왔지만 숨길 수밖에 없었다. 적국의 황후를, 절 원수라 믿는 여자와 결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엔리케는 망설임 없이 검을 들었다. 방해하는 자는 모조리 죽여버릴 작정이었다. “노예가 되라면 노예가 될게. 황제가 되라면 황제가 되고. 대신 맹세해, 스텔라. 날 버리지 않는다고.”
주의할 부분을 언급하자면, 독자들은 민폐 끼치고 다니는 주인공을 정말 싫어해요. 고구마를 남발하는 우유부단한 성격도 참아주기 어렵죠. 이런 경우는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어필하는게 좋아요.
주인공에 신경을 쏟느라 악역에 소홀하기 쉬운데, 단순한 쓰레기 악역은 흥미롭지 않아요. 악역에게도 개연성과 개성이 필요합니다. 꽃향기를 즐기는 살인마. 피아노 치는 폭군, 어린이를 사랑하는 냉혈한……. 캐릭터가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묘사해 주세요. 그들이 작가 대신 스토리를 끌고 갈 수 있을 만큼요.
[등장인물 예시 - 악역] 「시한부 황후의 나쁜 짓」 (시리즈 매일 열시 무료)
미셸 햄프셔 (24세. 여성) - 사랑을 농락하는 소꿉친구 황태자 유모의 딸로 클리퍼드, 스텔라와 함께 자랐다. 소꿉친구와 뛰놀던 유년시절은 정말 행복했다. 비천한 신분을 실감하기 전까지. 왜 스텔라는 되고 난 안 되는 걸까? 명문가에 태어난 것도, 별의 눈동자를 가진 것도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잖아? 우정을 빌미로 클리퍼드에게 달라붙었다. 그에게 잘 보이려 제 모든 걸 바꿨다. 그리하면 기회가 오리라 믿었다. 삐뚤어졌을지언정 사랑이었다. 스텔라는 모든 걸 가졌잖아? 클리퍼드 하나쯤은 양보해도 되잖아? 미셸이 가진 것은 황제의 소꿉친구라는 허울뿐이었다. 그런 건 싫었다. 미셸은 황후가 되고 싶었다. 욕망에 눈이 먼 미셸은 몰락의 씨앗을 삼켰다. 영악하고 사나운 악녀가 되어. “스텔라는 잊어, 클리프. 네겐 별의 눈보다 더 강한 힘이 필요해. 내가 가진 저주능력처럼말야.”
6. 줄거리
줄거리는 기승전결 4막 구조로 쓰는 게 보통입니다. 그리고 무조건 완결까지 쓰셔야 해요! 새로운 갈등이 시작하는 부분에서 멈추거나 결말을 암시하는 형식으로 끝내면 안 됩니다.
시놉시스를 읽는 사람도 내 글의 독자란 걸 기억해 주세요. 그 독자가 혹 할만 한 텍스트를 줘야 해요. 줄거리 안에서도 반전이 있고, 쫄깃한 구성이 있어야 해요. 간혹 이렇게 묻는 분들이 계셔요.
“제 작품은 반전 소설이라서 시놉시스에 써 놓으면 재미가 없어요. 이런 건 안 써도 되겠죠?”
아니요. 심사위원과 에디터에게 반전을 숨겨선 안 돼요. 내 소설에서 가장 재미있는 스토리는 시놉시스에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부 다 나와야 해요. 기가 막힌 반전, 놀라운 캐릭터의 비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놉시스에 이런 걸 빼놓는다는 건, 무기 없이 전쟁에 나가는 거나 똑같아요.
작가 지망생과 신인작가의 시놉시스를 읽다 보면 줄거리가 아쉬울 때가 많아요. ‘기’와 ‘승’은 흥미로운데 ‘결’에 가서 맥이 풀린달까요. 문제해결 과정은 몽땅 생략한 채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라고 못 박지 마세요. 갑작스러울 뿐입니다. 독자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동의할 수도 없는 방식의 결말도 피하는 게 좋아요. 마지막에 가서 힘이 달린다는 느낌이 들면 심사자나 에디터는 이 작품을 주저하게 됩니다. 특히 결말을 더욱 탄탄히 서술하세요.
기승전결 각각의 분량적 균형을 유지하면서 명료하고 압축적인 서술로 박진감을 더하세요. 인물의 변화도 드러나면 더할 나위 없겠죠. 회차별 플롯이나, 세세한 에피소드까지 적을 필요는 없어요. 주인공이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는 메인 플롯에 집중하면 돼요.
성공한 시놉시스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줄거리가 흥미로워야 해요. 미끼를 던지고 반전을 때리고, 갈등을 한껏 고조시키세요. 도저히 이겨낼 수 없을 것만 같은 시련을 극복하고, 가슴 벅찬 승리를 쟁취하게 해 주세요. 로맨스라면 온갖 역경을 헤치고 사랑을 쟁취해 내야 하고요.
제 한 작품의 줄거리 전체를 싣습니다. 조금 길지만, 어느 정도의 디테일이 어느 만큼의 균형으로 서술되는지 체감하시길 바랍니다. 꼭 도움이 되시길요!

줄거리 예시] 「꿈꾸듯 달 보듬듯」 (카카오페이지 독점연재)
기 <뮤지컬 연산>의 스태프로 일하던 그린은 연산군 유배지에서 연산이 마지막으로 사용했다는 우물에 빠져 죽는다. 염라대왕 야마의 도움으로 되살아나 정신을 차린 곳은 502년 조선. 미래의 연산군 융이 그린을 구한다. 달달 외운 연산군일기 덕에 그린은 미래를 읽는 무당 취급을 받는다. 융이 그린에게 악귀를 쫓아 달라 명한다. 융은 그린이 꿈속의 여인이라 확신한다. 융과 같은 꿈을 꾼 그린도 그에게 끌린다. 융에게 마음을 빼앗긴 그린. 그를 위해 역사를 바꾸기로 한다. 사현에 빙의한 야마 또한 그린의 사랑을 차지하려고 한다. 융을 살리려는 그린과 쫓아내려는 야마가 의기투합하여 팔관회의 다섯 신물을 찾기로 한다. 신물로 야마의 신통력을 회복하면 악귀도 쫓을 수 있기 때문. 융을 폐위시키려는 왕규와 간신들의 역모가 진행된다. |
승 당장 입궐시키려는 융을 피해 그린은 잠시 기녀가 된다. 융의 도움으로 무대 공포증을 고친 그린. 첫 번째 신물을 위해 기녀 경연을 연다. 그 과정에서 그린은 실력과 지혜를 뽐낸다. 융은 그린에게 ‘녹수’라는 새 이름을 붙여준다. 그린은 기녀 경연에서 장원을 차지한다. 두 번째 신물을 찾아 그린과 야마는 몽화당을 떠난다. 융도 온양행궁을 간 것처럼 꾸며 동행한다. 그린은 명혼의 힘을 빌려 두 번째, 세 번째 신물을 찾는다. 그제야 자신이 탁혼이 아닌 명혼을 타고났음을 알게 된 그린. 야마는 그린의 꿈속 남자가 융이 아님을, 융이 꿈에서 본 여인도 그린이 아님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린은 믿어주지 않는다. 야마와 멀어지기 위해 융을 따라 입궐한다. |
전 그린은 연산군의 폭정을 떠올리며 융이 선정을 펼치도록 돕는다. 네 번째 신물을 찾도록 도와준 어의녀의 정체가 왕규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꿈에서 봤던 남자 역시 융이 아니라 왕규가 부린 귀신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왕규는 그린을 이용해 신물을 모으고, 조선을 멸망시킬 주술을 완성하려 한다. 그린은 왕규가 자신을 조선으로 불러들인 장본인이며, 그녀의 저주에 자신이 연결되었음을 깨닫는다. 왕규는 그린을 통해 융에게 더 강한 저주를 걸 수 있었던 것. 왕규의 꼭두각시가 되어 융을 괴롭혀 왔음을 알게 된 그린이 몰래 떠난다. 융이 그린을 찾아낸다. 사랑을 확인한 둘은 운명에 도전하기로 한다. |
결 악귀의 힘이 강해진다. 융이 감당하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저주를 받아낼 제물이 있어야 그를 살릴 수 있다. 제물은 명혼을 가진 그린만이 가능하다. 모두의 만류에도 그린은 제물이 되기로 한다. 융에겐 그 사실을 숨긴다. 융과 마지막 밤을 보내고 싶었던 그린이 회임한다. 그린을 절대 잃을 수 없는 융, 왕규의 뜻대로 진성대군에게 양위하고 유배지로 떠나겠다고 한다. 그린과 함께라면 연산군이라는 오명을 쓴 채 미치광이로 살아도 좋다는 융. 그린은 왕규가 융을 놓아주지 않으리란 걸 알고 몰래 제물이 되려 한다. 그린이 목숨을 바치기 직전, 중전 신 씨가 대신 제물이 된다. 융은 왕규의 저주에서 벗어나지만,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다. 그린은 태중임을 알리며 왕의 본분을 다하라고 융을 다그친다. 두 사람이 팔관회 일당과 간신들을 처단한다. 신 씨의 유서를 통해 마지막 신물을 찾는다. 그린은 제 몸을 그릇 삼아 다섯 신물을 사용한다. 신통력을 되찾은 야마는 염라대왕으로 돌아간다. 왕규는 자신이 부리던 악귀 탓에 죽는다. 사현도 제 몸을 찾는다. 야마는 업경으로 그린과 융의 일생을 살펴본다. 중전이 된 그린과 성군이 된 융. 새로운 조선에서 태평성세를 이룬다. |
자! 이렇게 시놉시스가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시놉시스에 너무 얽매이지 않아도 돼요. 변주도 수정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전체 흐름을 무너뜨리지 않는다면요.
저는 시놉시스를 나침반이나 지도, 내비게이션으로 비유해요. 우리가 엄청난 보물이 숨겨진 밀림으로 떠나기로 했어요. 밀림엔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수도 없이 많아요. 우리보다 경험 많은 경쟁자들도 많고요. 그런데 지도도 없고 나침반도 없이 무작정 떠나시겠어요?
시놉시스만 잘 써 놓으면 밀림에서 길을 잃거나, 망망대해에서 조난당하는 일을 피할 수 있어요. 첫발도 못 떼고 낙오하는 일도 없을 거예요. 자신감을 갖고 출발해 봅시다. 보물 상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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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등장인물 - 캐릭터
어떤 소설이든 그렇지만 웹소설의 캐릭터는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열쇠입니다. 독자는 캐릭터를 통해 작품에 진입해요. 공감을 일으키지 못하는 캐릭터, 감정 이입할 수 없는 캐릭터는 스토리의 동력을 끌어내리지요.
매혹적인 캐릭터 없이는 어떤 소설도 성공할 수 없어요. 스토리를 이끄는 주인공은 강렬하고 개성적이어야 하죠. 여주, 남주는 물론 주요 조연들도 마찬가지예요. 각기 나름의 매력을 불어넣어야 해요. 당연히 악역에게도요.
시놉시스에서 등장인물 모두를 소개할 필요는 없어요. 꼭 기억해야 할 점은 이 시놉시스가 투고용, 심사용이란 사실입니다. 작가의 아이디어 노트와 별개여야 해요. 정해진 분량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한 문장을 써야 합니다.
간혹 캐릭터의 과거사에 너무 많은 분량을 낭비하는 경우가 있어요. 외모 묘사도 지나치게 파고들지 마세요. 그보다 인물이 품은 목표, 행동의 동기나 고유한 성격, 특별한 능력 같은 부분을 보여주세요. 이야기를 어떻게 진행할 건지, 주인공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암시하는 것도 좋습니다.
캐릭터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하이라이트 대사로 임팩트를 주세요. 예를 들어볼게요. 황후 여주인공의 걸크러쉬 캐릭터를 묘사한 뒤, 마지막에 “누구도 네게 명령하지 못해. 넌 황후의 연인답게 행동하면 돼.”라고 한 줄 대사를 쓰는 겁니다.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캐릭터의 특성과 매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 예시 - 남주] 「시한부 황후의 나쁜 짓」 (시리즈 매일 열시 무료)
엔리케 콜 (26세. 남성). 사랑을 믿지 못하는 사생아 황태자. 적국 황후를 납치하려다 기억을 잃다. 황제의 사생아로 인정받기 전까지 검투노예로 살았다. 이름은 없었다. 대신 ‘검은 벌레’라 불렸다. 무슨 짓을 해도 죽지 않는 작고 까만 벌레. 빌어먹을 생존력 덕분에 최강의 무사가 되었다. 살아남는 것, 살기 위해 죽이는 것이 전부인 세상이었다. 자신을 교육해 준 이복형 헤이그리브스가 유일한 가족이었다. 형의 부탁으로 황태자 위를 떠맡았다. 정적들을 살육했다. 원수인 앙헬 제국 황후를 납치해 오라는 명령까지 받아들였다. 전부 함정일 줄은 몰랐다. 죽음은 피했지만, 엔리케는 정신연령 14살짜리 검투노예가 되어버렸다. 그 앞에 나타난 별. 길 잃은 어린 양에게 스텔라는 운명이자 구원이었다. 그녀를 갖고 싶었다. 가져야만 했다. 기억이 돌아왔지만 숨길 수밖에 없었다. 적국의 황후를, 절 원수라 믿는 여자와 결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엔리케는 망설임 없이 검을 들었다. 방해하는 자는 모조리 죽여버릴 작정이었다. “노예가 되라면 노예가 될게. 황제가 되라면 황제가 되고. 대신 맹세해, 스텔라. 날 버리지 않는다고.”
주의할 부분을 언급하자면, 독자들은 민폐 끼치고 다니는 주인공을 정말 싫어해요. 고구마를 남발하는 우유부단한 성격도 참아주기 어렵죠. 이런 경우는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어필하는게 좋아요.
주인공에 신경을 쏟느라 악역에 소홀하기 쉬운데, 단순한 쓰레기 악역은 흥미롭지 않아요. 악역에게도 개연성과 개성이 필요합니다. 꽃향기를 즐기는 살인마. 피아노 치는 폭군, 어린이를 사랑하는 냉혈한……. 캐릭터가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묘사해 주세요. 그들이 작가 대신 스토리를 끌고 갈 수 있을 만큼요.
[등장인물 예시 - 악역] 「시한부 황후의 나쁜 짓」 (시리즈 매일 열시 무료)
미셸 햄프셔 (24세. 여성) - 사랑을 농락하는 소꿉친구 황태자 유모의 딸로 클리퍼드, 스텔라와 함께 자랐다. 소꿉친구와 뛰놀던 유년시절은 정말 행복했다. 비천한 신분을 실감하기 전까지. 왜 스텔라는 되고 난 안 되는 걸까? 명문가에 태어난 것도, 별의 눈동자를 가진 것도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잖아? 우정을 빌미로 클리퍼드에게 달라붙었다. 그에게 잘 보이려 제 모든 걸 바꿨다. 그리하면 기회가 오리라 믿었다. 삐뚤어졌을지언정 사랑이었다. 스텔라는 모든 걸 가졌잖아? 클리퍼드 하나쯤은 양보해도 되잖아? 미셸이 가진 것은 황제의 소꿉친구라는 허울뿐이었다. 그런 건 싫었다. 미셸은 황후가 되고 싶었다. 욕망에 눈이 먼 미셸은 몰락의 씨앗을 삼켰다. 영악하고 사나운 악녀가 되어. “스텔라는 잊어, 클리프. 네겐 별의 눈보다 더 강한 힘이 필요해. 내가 가진 저주능력처럼말야.”
6. 줄거리
줄거리는 기승전결 4막 구조로 쓰는 게 보통입니다. 그리고 무조건 완결까지 쓰셔야 해요! 새로운 갈등이 시작하는 부분에서 멈추거나 결말을 암시하는 형식으로 끝내면 안 됩니다.
시놉시스를 읽는 사람도 내 글의 독자란 걸 기억해 주세요. 그 독자가 혹 할만 한 텍스트를 줘야 해요. 줄거리 안에서도 반전이 있고, 쫄깃한 구성이 있어야 해요. 간혹 이렇게 묻는 분들이 계셔요.
“제 작품은 반전 소설이라서 시놉시스에 써 놓으면 재미가 없어요. 이런 건 안 써도 되겠죠?”
아니요. 심사위원과 에디터에게 반전을 숨겨선 안 돼요. 내 소설에서 가장 재미있는 스토리는 시놉시스에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부 다 나와야 해요. 기가 막힌 반전, 놀라운 캐릭터의 비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놉시스에 이런 걸 빼놓는다는 건, 무기 없이 전쟁에 나가는 거나 똑같아요.
작가 지망생과 신인작가의 시놉시스를 읽다 보면 줄거리가 아쉬울 때가 많아요. ‘기’와 ‘승’은 흥미로운데 ‘결’에 가서 맥이 풀린달까요. 문제해결 과정은 몽땅 생략한 채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라고 못 박지 마세요. 갑작스러울 뿐입니다. 독자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동의할 수도 없는 방식의 결말도 피하는 게 좋아요. 마지막에 가서 힘이 달린다는 느낌이 들면 심사자나 에디터는 이 작품을 주저하게 됩니다. 특히 결말을 더욱 탄탄히 서술하세요.
기승전결 각각의 분량적 균형을 유지하면서 명료하고 압축적인 서술로 박진감을 더하세요. 인물의 변화도 드러나면 더할 나위 없겠죠. 회차별 플롯이나, 세세한 에피소드까지 적을 필요는 없어요. 주인공이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는 메인 플롯에 집중하면 돼요.
성공한 시놉시스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줄거리가 흥미로워야 해요. 미끼를 던지고 반전을 때리고, 갈등을 한껏 고조시키세요. 도저히 이겨낼 수 없을 것만 같은 시련을 극복하고, 가슴 벅찬 승리를 쟁취하게 해 주세요. 로맨스라면 온갖 역경을 헤치고 사랑을 쟁취해 내야 하고요.
제 한 작품의 줄거리 전체를 싣습니다. 조금 길지만, 어느 정도의 디테일이 어느 만큼의 균형으로 서술되는지 체감하시길 바랍니다. 꼭 도움이 되시길요!
줄거리 예시] 「꿈꾸듯 달 보듬듯」 (카카오페이지 독점연재)
기
<뮤지컬 연산>의 스태프로 일하던 그린은 연산군 유배지에서 연산이 마지막으로 사용했다는 우물에 빠져 죽는다. 염라대왕 야마의 도움으로 되살아나 정신을 차린 곳은 502년 조선. 미래의 연산군 융이 그린을 구한다. 달달 외운 연산군일기 덕에 그린은 미래를 읽는 무당 취급을 받는다. 융이 그린에게 악귀를 쫓아 달라 명한다.
융은 그린이 꿈속의 여인이라 확신한다. 융과 같은 꿈을 꾼 그린도 그에게 끌린다. 융에게 마음을 빼앗긴 그린. 그를 위해 역사를 바꾸기로 한다. 사현에 빙의한 야마 또한 그린의 사랑을 차지하려고 한다. 융을 살리려는 그린과 쫓아내려는 야마가 의기투합하여 팔관회의 다섯 신물을 찾기로 한다. 신물로 야마의 신통력을 회복하면 악귀도 쫓을 수 있기 때문. 융을 폐위시키려는 왕규와 간신들의 역모가 진행된다.
승
당장 입궐시키려는 융을 피해 그린은 잠시 기녀가 된다. 융의 도움으로 무대 공포증을 고친 그린. 첫 번째 신물을 위해 기녀 경연을 연다. 그 과정에서 그린은 실력과 지혜를 뽐낸다. 융은 그린에게 ‘녹수’라는 새 이름을 붙여준다. 그린은 기녀 경연에서 장원을 차지한다.
두 번째 신물을 찾아 그린과 야마는 몽화당을 떠난다. 융도 온양행궁을 간 것처럼 꾸며 동행한다. 그린은 명혼의 힘을 빌려 두 번째, 세 번째 신물을 찾는다. 그제야 자신이 탁혼이 아닌 명혼을 타고났음을 알게 된 그린. 야마는 그린의 꿈속 남자가 융이 아님을, 융이 꿈에서 본 여인도 그린이 아님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린은 믿어주지 않는다. 야마와 멀어지기 위해 융을 따라 입궐한다.
전
그린은 연산군의 폭정을 떠올리며 융이 선정을 펼치도록 돕는다. 네 번째 신물을 찾도록 도와준 어의녀의 정체가 왕규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꿈에서 봤던 남자 역시 융이 아니라 왕규가 부린 귀신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왕규는 그린을 이용해 신물을 모으고, 조선을 멸망시킬 주술을 완성하려 한다.
그린은 왕규가 자신을 조선으로 불러들인 장본인이며, 그녀의 저주에 자신이 연결되었음을 깨닫는다. 왕규는 그린을 통해 융에게 더 강한 저주를 걸 수 있었던 것. 왕규의 꼭두각시가 되어 융을 괴롭혀 왔음을 알게 된 그린이 몰래 떠난다. 융이 그린을 찾아낸다. 사랑을 확인한 둘은 운명에 도전하기로 한다.
결
악귀의 힘이 강해진다. 융이 감당하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저주를 받아낼 제물이 있어야 그를 살릴 수 있다. 제물은 명혼을 가진 그린만이 가능하다. 모두의 만류에도 그린은 제물이 되기로 한다. 융에겐 그 사실을 숨긴다. 융과 마지막 밤을 보내고 싶었던 그린이 회임한다. 그린을 절대 잃을 수 없는 융, 왕규의 뜻대로 진성대군에게 양위하고 유배지로 떠나겠다고 한다. 그린과 함께라면 연산군이라는 오명을 쓴 채 미치광이로 살아도 좋다는 융.
그린은 왕규가 융을 놓아주지 않으리란 걸 알고 몰래 제물이 되려 한다. 그린이 목숨을 바치기 직전, 중전 신 씨가 대신 제물이 된다. 융은 왕규의 저주에서 벗어나지만,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다. 그린은 태중임을 알리며 왕의 본분을 다하라고 융을 다그친다. 두 사람이 팔관회 일당과 간신들을 처단한다.
신 씨의 유서를 통해 마지막 신물을 찾는다. 그린은 제 몸을 그릇 삼아 다섯 신물을 사용한다. 신통력을 되찾은 야마는 염라대왕으로 돌아간다. 왕규는 자신이 부리던 악귀 탓에 죽는다. 사현도 제 몸을 찾는다. 야마는 업경으로 그린과 융의 일생을 살펴본다. 중전이 된 그린과 성군이 된 융. 새로운 조선에서 태평성세를 이룬다.
자! 이렇게 시놉시스가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시놉시스에 너무 얽매이지 않아도 돼요. 변주도 수정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전체 흐름을 무너뜨리지 않는다면요.
저는 시놉시스를 나침반이나 지도, 내비게이션으로 비유해요. 우리가 엄청난 보물이 숨겨진 밀림으로 떠나기로 했어요. 밀림엔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수도 없이 많아요. 우리보다 경험 많은 경쟁자들도 많고요. 그런데 지도도 없고 나침반도 없이 무작정 떠나시겠어요?
시놉시스만 잘 써 놓으면 밀림에서 길을 잃거나, 망망대해에서 조난당하는 일을 피할 수 있어요. 첫발도 못 떼고 낙오하는 일도 없을 거예요. 자신감을 갖고 출발해 봅시다. 보물 상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